소비자를 사로잡는 진정성 마케팅(AUTHENTIC MARKETING)
미국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에게서 “마케팅은 가짜다.” 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합니다. 허위와 과장된 광고, 눈속임, 말 뿐인 말들로 인하여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대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진짜인지 혼란스러워 할 따름입니다. 이것이 마케팅에서 진정성(Authenticity)을 실천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이유입니다.
진정성(Authenticity)이란 ‘당신 자신을 알라(Know yourself)’ 또는 ‘당신의 진실함 그대로(To thine own self to be true)’라는 그리스 철학에 근본을 두고 있으며, 마케팅 관점에서는 ‘비즈니스에 대한 약속의 이행’(Dickinson, 2006)으로 정의할 수 있겠습니다.
맥킨지(McKinsey)에서 발간한 <The consumer decision journey> 에 따르면, 구매결정 시기에 소비자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대부분의 요인은 지인의 추천, 혹은 인터넷의 후기 등이 차지했다고 합니다. 브랜드 마케팅의 영향은 단 3분의 1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어떤 제품이 이득이 되는지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똑똑하고 깐깐하게 판단합니다. 소비자의 구매 프로세스에 영향을 미치고 결정을 좌우하기 위해서 소비자를 끌어오는(Pull) 마케팅 진정성에 집중해야 할 이유입니다. 단순한 제품 광고와 서비스를 넘어, 소비자와 브랜드를 더욱 깊은 차원에서 연결시키는 마케팅이라면 진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Mckinsey, The Consumer Journey
진정성 마케팅을 잘 실천한 몇 가지 브랜드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TOMS Shoes의 One for One 캠페인
미국에 본사를 둔 TOMS Shoes의 설립자인 블레이크 마이코스키(Blake Mycoskie)는 2006년 아르헨티나를 여행하는 동안 가난에 직면한 많은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아이들은 맨발로 수 킬로미터를 걸어 다니느라 발에 상처가 나 기생충에 감염이 되고, 깨진 유리조각을 밟아 상피병에 걸린 상태였습니다. 블레이크는 이후 아이들을 도울 방법을 고민했고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이라는 뜻의 Toms를 설립했습니다. 탐스 신발 한 켤레를 구매할 때 마다 (40달러, 한화 약 4만원) 제3세계 아이들에게 신발 한 켤레가 자동으로 기부되어지는 원 포 원(One for One) 마케팅을 실시했고, 설립 이후 5년 만에 전 세계 1,000개 매장에서 연간 200만 개의 신발을 파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탐스는 원 포 원 마케팅을 신발뿐 아니라 탐스 아이웨어, 탐스 로스팅 컴퍼니에도 적용했습니다. 탐스 아이웨어는 고객이 안경을 하나 구매할 때마다 시력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시력 교정용 안경을 기부 또는 시력 복원 시술을 지원, 탐스 로스팅 컴퍼니는 고객이 커피를 살 때마다 깨끗한 식수가 필요한 사람에게 140리터의 물(약 일주일 생활분)을 제공했습니다. 탐스는 보다 나은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의 윤리를 기부를 통해 잠재고객에게 어필함으로써 실제 고객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2) Cadbury Celebrations의 #NotACadburyAd 캠페인
코로나19의 대유행은 뉴노멀시대라는 용어가 등장할 만큼 우리의 일상을 통째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도시들이 락다운 되었고, 미국과 유럽의 경우 약 1년 가까이 Indoor Dining이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팬데믹이 취약 계층에 더욱 악영향을 끼쳐 이들을 위한 사회 지원 시스템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는 경제, 특히 중소기업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형 브랜드들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할 수 있는 예산을 가지고 있지만,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Ogilvy India와 Cadbury Celebrations는 팬데믹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 #NotACadburyAd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Cadbury Celebrations는 인도의 유명인인 샤룩칸(Shah Rukh Khan)을 브랜드 홍보대사로 이용하여, AI 생성 기술이 샤룩칸의 얼굴과 목소리를 재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Cadbury 유통망 내 매장 유형별로 샤룩칸의 디지털 아바타를 만들고, 현지 상점 주인들은 Shah Rukh Khan-My-Ad 자체 버전을 만들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받았습니다. Ogilvy India는 이후 칸 국제 광고제에서 Gold Lion을 수상하며 성공적인 결과를 거두었습니다. AI와 데이터 기반의 캠페인이 지역 중소 기업들로 하여금 인도의 유명스타를 그들 자신의 브랜드 홍보대사로 만들 수 있도록 함으로써 초 개인화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hyper-personalized brand communication)을 이루었고 소비자와 브랜드를 한단계 가까워지게 했습니다.
3) HSBC의 Lifegiving Light 캠페인
광고 전광판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가 나무들이 자라는 것을 도울 수 있다면 어떨까요? Wunderman Thompson과 HSBC는 식물의 성장, 엽록소 흡수, 광합성을 촉진하는 데 도움을 주는 특수 전광판을 제작했습니다. UN의 세계 기후정상회의(COP26)에 맞추어 약 6주 동안 뉴욕의 맨해튼, 퀸즈, 브롱스를 가로지르는 버스정류장과 링크 NYC 스크린에 해당 블루라이트가 설치되었고 다음과 같은 문구가 포함되었습니다. “광고에서 나오는 푸른 빛이 뉴욕시의 녹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어떨까요? (What if blue light from an ad could help NYC stay green?)”
Lifegiving Light 캠페인은 이후 미국과 캐나다의 여러 언론매체에서 다루어졌고 2200만번 이상의 조회(Impressions)를 기록했습니다. 도시에 생명을 증진시키는 에너지를 제공하는 동시에 지속가능성의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는 HSBC 기업의 윤리강령과도 일치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우리는 말하기 보다 보여줄 필요가 있었습니다.” 관계자 Ari Elkouby는 말했습니다. 단순히 디스플레이 된 광고가 아니라, 우리 도시의 미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기업의 약속과도 일치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성 있는 마케팅이 아닐까요?